작성일 : 25-07-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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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이렇게 많은 도시인데, 뭐 하나 하려면 왜 이리 불편한가."
대형 행정서비스 업무나 민원을 마주하는 대도시 공무원들 사이에 자조적으로 떠도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구 100만을 넘긴 기초자치단체는 수원·용인·고양·화성·창원까지 5곳. 경기도에만 4곳이 있다. 이들은 2022년부터 '특례시'로 지정됐지만, 실상은 '이름뿐인 제도'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정부가 대표적인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개편2011년추천종목
과제로 꼽히는 특례시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례시는 급격한 도시팽창과 행정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복지·교통·환경·문화 등 분야별 사무를 광역자치단체 없이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인구 규모에 걸맞은 권한은커녕은주식
,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와 중앙부처의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 체계에 맞지 않는 시스템은 지역주민 삶에 직접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2021년 벌어진 '기초생활보장사업 역차별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정부는 수급자 선정 기준인 '기본재산액'을 중소도시 기준으로 일괄 적용했다. 광역단체만 대도시로 구온라인야마토
분했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버금가는 사회경제 및 생활 수준인 인구 100만 기초단체도 예외가 없었다.
기본재산액이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 소득환산에서 제외하는 가액을 의미한다. 당시 기준으론 대도시 6900만원, 중소도시 4200만원, 농어촌 3500만원이었다. 이에 수원시 등 대도시는 광역단체 시민과 재산가액이 바다이야기 pc버전
같아도 사회복지수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2만여명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역 정치권 항의로 문제는 해소됐다.
▲ 전국 특례시 현황을 담은 표. /국회입법조사처 자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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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적 한계를 바꾸겠다며 정부는 2022년 1월,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했다. 해당 개정안은 인구 100만 이상 기초단체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정작 중요한 권한 이양과 재정 자립 기반 확보는 법에서 빠졌다. 지방분권의 철학은 있었지만, 제도는 절반만 도입된 셈이다.
실제로 특례시에 내려진 권한은 정부·광역단체 대단위 사무 중 고작 16개 정도로 압축된다. 작은 기능 단위로 세분하면 그 수는 늘어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활용이 되는 건 물류단지 지정이나 환경개선부담금 부과 등 일부에 불과하다. 교육·복지·도시계획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중앙과 광역단체 몫이다.
특례시 관련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계류 중인 법안만 8건.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서 논의되던 과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사태와 탄핵으로 인해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으로 변화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정부 현실에 대한 사리에 밝은 정치인이다. 실제 그의 대선 공약에는 '비수도권 거점 특례시 지정'이 담겼다. 지방의 중심 도시가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분권 정책의 일환이다.
▲ 특례시 추진 배경과 필요성을 담은 수원시 안내 자료.
다만 이 대통령은 과거 '지자체 간 빈익빈 부익부 심화'를 우려해 특례시 확대에 반대한 이력도 있다. 정책 방향을 긍정적으로 단정하긴 이른 이유다.
함께 주목받는 것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등판이다. 지방시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 전 지사는 지방분권과 특례시의 권한 확보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온 인물이다.
▲ 지방시대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관계자 및 참가자들이 지방분권 등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지방시대위원회
최근 특례시 단체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는 지난달 △특례시의 법적 지위 확보 △특례시 행정기능 확대에 걸맞은 재정 특례 △특례시에 대한 실질적 사무이양 등을 건의문에 담아 행정안전부로 전달한 바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름만 특례시일 뿐, 실제 권한은 없다. 이 현안은 더 이상 지체되서는 안 되는 현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정명근 특례시장협의회?대표회장
"실질적인 제도 개선, 성과로 보답 하겠다"
시민 체감할 변화 막중한 사명감
3년 지나도록 '법적 지위' 미확보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앞장설 것
▲ 지난 6월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정명근 화성시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제공=화성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6월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 신임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정명근 화성시장이 남긴 각오다. 그는 민선 8기와 대표회장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6월 30일까지 약 1년 동안 특례시 제도 개선에 앞장설 방침이다.
정 시장은 15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특례시 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적 지위도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상태"라며 "이름만 특례시일 뿐,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권한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례시에게 부여된 권한은 16개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 시장은 "지방행정에는 수백 가지 업무가 있는데 16개만으론 특례시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례시 권한 확대를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는 점도 언급하며 "지금 국회에 묶여 있는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6월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정명근 화성시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제공=화성시
재정 특례와 관련해서도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정 시장은 "특례시가 되면 복지 대상자는 늘고 시민들의 행정 수요도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재정을 쓰게 되는데, 이에 상응하는 재정 특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시와 똑같은 재정 기준이 적용되는 건 부당하다. 최소한 쓰는 만큼은 더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정 시장은 "기존 네 분의 특례시장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왔다"며 "그분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말만 온 3년…갈길이 멀다
비수도권 '인구 50만' 기준 완화 권고
지역별 다른 잣대…역차별 논란 '불씨'
경기도를 중심으로 시행된 특례시 제도를 둘러싼 혼란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비수도권에 한해 인구 100만이라는 기준을 50만까지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수도권 역차별 등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어서다. 재정 확보를 위한 해법도 부족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행정안전부 민간자문기구가 비수도권 특례시 인구 기준을 50만으로 완화할 것을 권고하면서 제도적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수도권 지역 정치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요구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100만이 넘는 곳은 경기도 수원, 용인, 고양, 화성과 경남 창원뿐이다. 이들 5곳은 2022년부터 제도적으로 특례시로 지정됐다. 만약 인구 50만 비수도권까지 확대한다면 청주, 천안, 전주, 김해, 포항 등이 대상이 된다.
문제는 수도권이다. 현재 성남, 부천, 남양주, 안산, 평택, 안양, 시흥, 파주, 김포 등 9곳이 모두 50만을 넘고 있다. 성남시는 인구 90만을 돌파했지만 특례시 지위를 얻지 못해 수차례 정부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 특례시 제도 실효성을 개선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8건이나 계류 중이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캡쳐
특례시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행정 효율성을 꾀하는 제도인 만큼, 인구 기준만으로 지역별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재정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특례시로서 부여된 권한은 있지만, 그 권한을 실현할 재정 지원은 없다. 국회에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의 별도 계정을 만들거나, 도세징수분 조정교부금 재원 비율을 상향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완전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희진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3월 보고서에서 "사무의 이양에는 재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함에도 제출된 법안은 그에 대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5월 보고서를 통해 "특례시는 지역소멸 시대에 권역 전체의 거점이 돼야 한다"며 "그에 걸맞은 권한과 재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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