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48)이 가정불화에 따른 도피성 복직을 했으며, 조증과 우울증이 혼합된 정신질환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대전 초등학교 피살 사건의 전모가 공개됐다. 사건 당시 명재완은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가는 아이를 찔렀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지난 2월 5일, 출근 3일 차 프로젝트파이낸싱전문가 였던 명씨는 책상 위에 칼, 가위, 청테이프를 치워도 계속 가져다 놓고 청테이프를 떼고 붙이며 복도를 서성였다. 포털 사이트 접속이 안 된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파손시키기까지 했다. 다음 날에는 불이 꺼진 연구실에 혼자 있던 명씨를 도와주려던 동료 교사에게, 순찰하던 남자 주사님이 나가자마자 목을 조르는 등 공격했다. 당시 명씨는 "집에 가 마이너스통장 발급서류 서 쉬자"는 동료 교사에게 "나 이혼했어. 집에 가면 혼자야. 아무도 없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 측은 교육청에 사건을 보고했고, 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경찰 신고 여부 확인 후 즉시 신고 조치하도록 지시, 시교육청 또한 즉각적인 경찰 신고를 지시했으나, 학교장이 경찰 신고 외에 다른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유지비내역서 결국 별다른 조치 없이 사건 당일인 2월 10일 명씨는 정상 출근해 오후 4시 30분경 돌봄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던 하늘양을 시청각실로 유인, 살해했다
[서울=뉴시스] 명재완의 휴직 및 복직 관련 자료. (출처=SBS) 2025.03.31. photo@news 치킨카페 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명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 시기부터 극심한 가정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치료를 이유로 2021년 10월~12월, 2023년 3월~4월, 2024년 10월~12월, 3차례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명씨는 지난해 회사내규에 따름 12월 9일 6개월 동안의 질병 휴직을 냈다가 돌연 휴직을 중단하고 연말에 조기 복직했다. 명씨의 이른 복직은 명절 수당을 받으려는 의도와 집에서 휴직하고 있으니 가정불화가 커져 이혼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 복직이라는 전언도 이어졌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명재완은 단순한 우울증이 아니라 조증과 우울이 혼합된 '혼재성 삽화' 가능성도 있다"며 "우울증 증상에 조증에서의 높은 에너지 상태를 가지고 있다. 행동 자체에 에너지가 과하기에 폭력적이고 충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명씨의 범행이 계획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컴퓨터를 부쉈을 때부터 계획이 있었을 수도 있다. 타깃만 바뀐 것"이라며 명씨의 행동에서 분명한 시그널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그의 조기 복직이 변수가 됐을 것이라며 "도피처로 느낀 학교에서 느낀 좌절감을 잇따른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 큰 제약을 받게 되자 코너에 몰려간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왜 세상은 나한테만 협조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이 분노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명재완의 복직 관련 진단서 소견. (출처=SBS) 2025.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더불어 명씨가 복직할 때 정신과 의사가 그의 상태를 두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고 소견을 밝힌 데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6개월의 휴직을 할 만큼 본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직 후에 한 달도 안 돼서 복직을 신청했고 진단서에는 정상 근무가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그 단서가 뭘까 궁금하다"라며 "만약 교사가 복직하지 않았으면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학교 측에 명씨의 위협적인 행동에도 왜 경찰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으나 학교 측은 여러 이유로 취재를 거절했다.
[서울=뉴시스] 고(故) 김하늘양 유골함. (출처=SBS) 2025.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하늘양 어머니는 "하늘이를 모르는데도 같이 울어주시고 애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하늘이가 더 좋은 곳으로 평안하게 갈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인사와 함께 "가장 약한 아이를 골라 정말로 아프게 하늘나라에 가게 만든 사람이니까 진짜 강력하게 처벌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daim@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