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7-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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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쿠푸의 피라미드 앞에 관광객들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 서있다.
ⓒ 백진우
"왜 겁을 먹죠? 제가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요."
검정 티셔츠에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거칠게 말했다. 지주식학교
난 12일 낮 (현지 시각) 이집트 기자지구, 그는 호객에 반응하지 않는 기자를 따라왔다. 일방적 대화는 1분 넘게 지속됐다. 그를 만난 건 피라미드 단지 입구 앞 거리와 연결된 대로변이었다. 입구 앞 거리는 현지 경찰이 이중으로 통제선을 설치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는 통제선 안쪽까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관광 자원이 풍부한 이집트 증권거래수수료싼곳
기자지구가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상업화와 문화재 훼손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시설을 정비하고 통제를 강화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12일부터 3일간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땐 여전히 부족함이 드러났다.
모하메드 카테르(Mohamed Khater) 등은 올해 연구에서 "오버 투어리즘은 인기 있증권계좌수수료
는 관광지에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방문객이 몰리는 현상"이라며 이집트에서는 "고대 유적의 물리적 훼손, 지역 자원의 과도한 부담, 과밀화, 방문객 만족도 저하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보호법 있어도 서비스 값, 세금 따로따로
간접투자상품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인근 거리 모습
ⓒ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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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단지 앞 거리에는 관광객을 태우기 위한 낙타와 마차가 눈에 띄었다. 피라미드 단지에는 현존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쿠푸의 대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이 있다. 바닥에 동물의 분뇨가 자주 보였다.
거리에는 호객꾼이 많았다. 낙타를 타는 가격이 궁금하지 않느냐는 질문부터 기념품을 구경하라는 제안까지 내용은 다양했지만 대부분 중국어로 인사했다. 한 청년은 팁을 받기 위해 묻지 않았는데도 피라미드 입장권을 사는 곳을 안내하겠다며 길을 앞장서기도 했다.
인근 식당은 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불법도 감행했다. 이집트 소비자보호법 제7조는 공급자가 모든 세금 및 부과금이 포함된 가격을 공개적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메뉴판에는 서비스 값이 12% 별도라고 적혀 있었고 계산 땐 세금도 따로 청구했다.
낙타 대신 무료 버스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간)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 관광객들이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뒤로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와 낙타가 보인다.
ⓒ 백진우
이집트 정부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집트는 2028년까지 매년 관광객 수를 약 30%씩 늘려 2028년에는 3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화재 보호와 지속 가능한 관광업, 그리고 방문객 만족을 위한 종합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자지구도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정부는 사기업 오라스콤(Orascom)과 손잡고 약 420억 원을 투자해 기자 피라미드 단지를 재정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입장한 피라미드 단지는 타 이집트 관광지에 비해 쾌적했다. 우선 무료 셔틀버스가 있어 무더위 속에서 걷거나 낙타를 타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었다. 해당 버스는 이번 개편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 관광객들이 관광하고 있다. 우측에 ‘낙타 타기’ 등 서비스 가격 안내 표시판이 있다.
ⓒ 백진우
'낙타 타기' 서비스도 통제된 모습이었다. 단지 곳곳에는 외국인에게 관련 서비스의 시간 당 가격이 500 이집트 파운드(약 1만 4000원)라는 영어 문구가 있었다.
상인들의 판매 장소도 한정적이었다. 단지 내 가장 큰 두 피라미드 인근에는 낙타나 자리를 잡고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이 없었다. 관련해 운영팀원 이야드(20)는 "상인은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이 문화재 훼손… 곳곳 낙서도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에서 상인이 관광객에게 기념품을 팔고 있다. 뒤로 스카프를 팔고 있는 상인도 보인다.
ⓒ 백진우
하지만 정도가 줄었을 뿐 호객은 여전히 존재했다. 일부 상인들은 기념품이나 스카프를 들고 다니며 관광객에게 말을 걸었다.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한 상인은 "왜 우리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데 사진을 찍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정찰제로 제시된 '낙타 타기'도 형식적으로 보였다. 적힌 500파운드보다 적은 가격을 제시하는 상인도 있었고, 해당 가격이 개인 당인지 팀 당인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 안내 아래에 아랍어로 현지인에게는 동일한 서비스가 200파운드(약 6000원)라고 아라비아 숫자 없이 적혀 있었다.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카프레의 피라미드에 영어 낙서가 있다.
ⓒ 백진우
문화재도 보호도 미흡했다. 피라미드 저층부 돌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로마 시대 낙서도 있다고 알려졌지만, 영어나 중국어로 쓰였거나, '2024'라고 적힌 비교적 최근의 훼손도 있었다.
관광객 뿐 아니었다. 관리 직원도 문화재를 함부로 다루는 모습이 보였다. 한 관계자는 쿠푸의 대피라미드 중심부에 있는 '왕의 방'에서 화강암 석관에 기댔다. 팁을 받기 위해 관광객 사진을 찍어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해당 피라미드 입구에는 석관에 눕거나 석관을 만지는 것을 금지한다는 안내가 있다.
피라미드 외부에선 두 직원이 피라미드 돌에 함께 앉아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고개 숙여 묶인 낙타… 동물권 침해 우려도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인근에 낙타가 묶여있다.
ⓒ 백진우
일각에선 현지 관광 산업으로 동물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2019년 기자 피라미드 인근에서 낙타와 말이 착취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페타는 현장 조사를 통해 지친 말들이 마차를 끌다 채찍에 맞고, 낙타들이 적절한 그늘이나 먹이 없이 방치됐으며, 다친 동물들은 죽으라고 산 채로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 사체 옆으로 굶주린 말이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말에게 채찍질하는 상인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는 말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낙타가 무거운 돌에 묶여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장시간 방치됐다.
빈곤율 약 30%, 관광업에 몰린 경제... 피라미드 단지 개선 어떻게?
▲ ?2025년 7월 14일 오전 7시 40분 (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문 앞에서 낙타와 마차 상인들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 백진우
관광지의 상업화와 문화재 훼손에도 이집트 정부가 관광객 유치에 혈안인 이유는 관광업이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지난 6월 2024년 이집트의 여행·관광 산업의 국가 경제 기여도가 8.5%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용 효과도 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270만 개의 직업을 창출했다. 이는 빈곤에 시달리는 이집트에서 중요한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집트의 2019년 국가 빈곤선 기준 빈곤율은 29.7%에 달했다. 202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460달러(약 500만 원)이다.
일부 관광업 종사자들 때문에 기자 피라미드 단지 개선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교통 혼잡이 심했던 기존 입구 대신 새 진입로를 시범으로 운영하자, 말과 낙타 투어 상인들이 차량 진입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새 입구가 그들의 구역과 멀어 생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해당 사업을 이끈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국가가 계획한 대로 말과 낙타 상인을 승마 전용 구역으로 이전하고, 버스 노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며 "이에 불응할 경우 해당 상인들을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역사적 지역(피라미드 단지)을 보존해야 하며, 오랜 시간 국가 이미지를 해친 2000명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쿠푸의 피라미드에 들어가기 위해 관광객들이 줄 서있다.
ⓒ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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