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갑자기 대출을 규제한다고 해서 집 계약을 물렀어요. 위약금 2000만원을 날렸죠."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농협은행 종로1가 지점을 찾은 60대 남성 김 씨는 최근 시행된 강력한 대출 규제로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주택 계약을 취소했다. 이번 규제에서 다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실거주 목적으로 한 건 아니고 세를 주려고 계약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계약해야할 듯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주택기금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시행한 뒤 첫 영업일을 맞은 현장은 예상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27일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몰렸던 인파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날 농협은행의 경우 상담 창구는 총 5개였지만 모두 한산했고, 1개의 대출 담당 창구에는 3~4명 정도만 대기하는 수준이 우리은행 대출상품 었다. 인근 신한은행 종각역금융센터도 다른 일반 창구는 비어있었고 몇몇 대출 담당 창구에서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수준에 그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규제 발표가 났던 27일에는 (대출 관련) 내점 고객이 많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비교해서도 한가한 편이었다"며 "규제 사항이 명확하게 나오고 시행되다보니 대출 기준에 맞지 농가소득 않는 고객들의 발길이 알아서 끊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을 찾은 이들은 대출 신청보다는 새로운 규제에 맞춰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직접 은행을 방문했다. 현재 대출 규제를 전산에 반영하기 위해 대부분의 비대면 대출이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면 상담 이외에도 문의는 계속 이어져 담당 직원은 전화를 계 예금 풍차돌리기 속 받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대출 가능 여부를 알아보려 은행 여러 곳을 전전하는 이도 있었다. 주담대 상담을 위해 농협은행을 찾았다는 한 50대 남성은 "1~2억 빌리려는 데 은행마다 말이 달라서 여러 군데를 가보는 중"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대출 담당자는 "갑자기 규제가 시행되다보니 (대출 관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련) 문의가 굉장히 많다"며 "전화도 계속 오고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까지 전반적으로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과 규정이 있어서 기존에 이미 계약을 체결한 고객들은 규제에서 예외가 되지만 하반기에 주택 구입을 계획하신 분들의 경우엔 규제를 적용받아 많이 문의하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 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은행별로 연 소득의 1~2배로 내주고 있는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과거처럼 별도의 '유예 기간'도 두지 않고 하루 만에 바로 시행하면서 금융권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 혼란이 컸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때 만약 한 달 후에 시행한다고 하면 그 한 달 동안 대출 수요가 엄청나게 몰린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6월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지적이 있다. 가계부채 상황이 시간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topy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