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8일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 과방위는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 식별 정보) 해킹 사고 후 가입자 이탈 시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 SKT가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자 별도의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최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심 해킹 사고 발표 후 SKT 이탈자가 하루 수만 명씩 느는 데다, 5일부터 SKT 대리점의 신규 가입까지 중단되면서 유심 해킹 사고가 통신사 점유율 받고자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사유서를 통해 "귀 위원회에서 지정해주신 일시에는 APEC 통상장관회의(오는 15일 예정)를 대비한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과의 한미 통상 관련 행사 참석이 예정돼 캐피탈 자동차 있다"며 "부득이하게 청문회 참석이 어려운 점을 혜량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SKT의 전산망 해킹 사고로 인해 국회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저와 SKT 전 임직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 방지와 사고 수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대응 중"이라고 덧붙였다 할부거래 . SKT는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려할 부분이 많아 논의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어 정해지는 대로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6일 인천국 취업정보사이트 제공항 제1터미널 출발층에 마련된 SK텔레콤 유심 교체 창구에서 여행객들이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5일부터 시작한 신규 가입 중단과 번호이동 확산으로 SKT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이동통신 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측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 가입자 수는 지난달 2 생명보험설계사 8일 하루 동안 2만5,000여 명 순감한 데 이어 29일과 30일에 각각 3만2,000여 명이 줄었다. 5월 들어서는 1일 3만6,000여 명이 순감한 데 이어 어린이날 연휴 기간인 5일 1만3,000여 명이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우려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SKT의 대응에 따라 이탈자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2월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의 35.8%가 SKT를 쓰고 있다. KT 이용자는 21.14%, LG유플러스 이용자는 22.79% 알뜰폰 이용자는 20.27%다. SKT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2,411만 명(알뜰폰 포함)이 유심정보 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알뜰폰을 포함한 SKT 가입자 수가 약 2,500만 명임을 감안하면 전체 가입자의 96%에 달한다. 유심 교체에는 당분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유심 교체를 예약한 가입자는 785만여 명, 이미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는 107만 명이다. 한편 SKT는 6개월 전 정부기관의 정보보호 인증을 통과하고도 이번 해킹 사고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T는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관하는 국가 공인 정보보호 인증제도인 ISMS 인증 2개와 ISMS-P 인증 1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이에 대해 "정보보호 인증을 받았음에도 이번 사고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