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청년의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고용노동부-구글코리아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 3년을 넘긴 가운데, 최근 법원이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에 법률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데 이어 여당과 담당 부처 장관도 ‘법률 흔들기’에 나섰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1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연 특별강연에서 “(중대재해처벌의) 취지는 좋지만 너무 처벌 위주”라며 “사장이나 회장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조건 책임을 지워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구속한다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 조건알바 의힘 정책위원회 의장도 전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처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중대재해처벌법 비판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된 배경에는 지난 13일 부산지법 형사4-3부(재판장 김도균)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있다. 해당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2월금리인상 재판을 받고 있는 건설업체 대표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 시행 이후 피고인들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여러 건 제기됐지만,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제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거나, 원청 경영책임자에게 하청노동자 통신불량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 위헌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결과만을 놓고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지속해서 엄혹한 형사책임을 추궁한다면 결국 대부분의 경영책임자가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거나 “도급인(원청사업주) 등에게 산업재해로 인한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체계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 무직자소액대출쉬운곳 라 위헌성도 다분하다”고 밝혔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징벌적 손해배상 인정이 산재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대표(변호사)는 “(노동자의) 생명·신체의 안전 보호라는 공익과 이로 인해 제한되는 (기업인의) 영업의 자유 새마을금고 신용대출 ·신체의 자유 사이에 생명을 보호하려는 공익이 훨씬 크다”며 “손해배상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판사의 현실인식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익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변호사도 “재해를 막으려면 재해 예방 체계를 회사가 구축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진 법의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정면으로 흔드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법원 결정이 다른 재판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사건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채석장 매몰 사고로 3명이 숨진 재해와 관련해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등은 지난해 12월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했고, 서울북부지법에서도 아파트 관리회사 대표이시가 지난해 7월 신청한 바 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