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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모두 검은색 문신으로 뒤덮인 한 사내가 두꺼운 손을 모아 깍지를 꼈다. 눈을 감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름 아닌 오늘 하루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 기도였다. 그 옆엔 또 다른 문신의 청년이 있는가 하면, 길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평범한 모습의 청년도 있었다. 조금은 다른 듯한 이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매일 오전 9시,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순오름치유센터 아침 QT(말씀 묵상 시간) 시간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센터는 약물·마약에 중독된 이들의 재활과 치유를 돕는 곳으로, 아침 Q 전세자금대출 T로 입소자들의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엔 올레길이나 해안가를 걷는 산책 시간이 이어진다. 이어 운동 등 자기 계발 시간이나 해안가 쓰레기 줍기와 같은 봉사활동이 오후 시간을 채운다. 모두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최근 기자가 센터를 찾은 날에도 각자 인근 헬스장으로 운동 cma고금리 나갈 채비로 분주했다. 하용준(49·사진) 제주순오름치유센터장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조금씩 변한다”면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잃어버린 작고 소중한 삶의 행복을 함께 누리며 혼자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독자 치유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놓쳤지만 챙겨야 할 ‘골든타임’ 사역으로 꼽 스피드마이너스대출 히는 영역이다. 특히 마약 중독은 사회적으로도 심각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21년 1만6153명을 기록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2만7611명까지 치솟았다. 교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들어오는 입소 문의 전화의 60%가 ‘자녀가 마약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해외 선교사님들”이라며 안타까움을 산업은행인터넷뱅킹 전했다.
더 안타까운 건 사회는 물론 교회 안에서조차 중독의 길을 자초한 이들을 왜 신경 써야 하느냐는 냉소적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하 센터장은 “성경 속 예수님도 소외되고 병든 자들부터 찾아오지 않으셨냐”며 “성경을 따르는 교회가 그들을 영적으로 치료하는 일에 나서지 않으면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체계적인 치료 파산법원 프로그램이 멈추지 않고,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영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인식 개선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센터에서 만난 장준혁(가명·18)군은 지난해 연말 대마초를 다량 소지한 일이 적발돼 이민 간 인도의 한 국제학교에서 퇴학당했다. 학교 친구의 권유로 대마초에 빠진 그는 무면허임에도 오토바이를 빌려 약을 구하러 다닐 정도로 심각한 중독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센터 입소 초기만 해도 남 탓만 일삼던 저였지만, 이곳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검정고시에도 합격해 사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수면제 졸피뎀에 빠져 지난해 8월 입소한 한동휘(29)씨는 재발 확률이 확 줄어든다는 단약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만 해도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높았는데, 단약이 너무 힘들어 살려달라며 하나님을 찾게 됐다”면서 “지금은 하나님만 의지하고 있다. 단약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센터장님을 보며 희망을 품는다”고 했다.
실제 하 센터장은 과거 마약에 손댔던 경험이 있었다. 좋은 체격 조건으로 한때 테니스 선수 유망주였던 그는 선배의 폭행에 맞서다 폭행죄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렸고, 20대엔 강남에 유흥업소를 차렸다. 마약에도 손을 대 6번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단속을 피해 중국으로 넘어갈 정도로 마약에 깊게 빠졌다. 그를 죽음의 수렁에서 건져낸 건 아내 한문양(46)씨와 목회자인 형이었다.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새로운 삶을 찾아 고향 제주도로 돌아온 하 센터장을, 형이 교회로 이끌었다.
자신을 붙잡은 따뜻한 관심 덕에 회복의 길을 걷게 된 그는 같은 처지의 청년들을 돕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부친의 땅에 지은 펜션 한쪽에 센터를 마련하고 마약 치료 분야 권위자인 조성남 서울시마약관리센터장과 함께 자신처럼 힘겨운 치료 과정을 걷고 있는 이들을 모아 매주 중보기도를 시작했다. 이 센터는 지난해 2월 사단법인으로 설립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의 노력을 안 김평래 제주 방주교회 목사도 지난 10월부터 센터에 머무는 이들의 회복을 돕고 있다. 주일엔 입소자들을 교회로 초청해 예배를 드리고, 평소엔 함께 밥을 먹고 성경 공부를 하는 등 입소자들의 영성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센터에서 입소자들이 기도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 제주순오름치유센터 제공
센터에 입소한 이들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단약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건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이 자신들의 노력을 조금만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것이다. 센터가 간판을 달지 않은 것도 편견 어린 시선 때문이다.
장군은 “베드로가 하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등 죄를 지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다시 일어서 복음을 전했다는 성경 속 일화가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며 “과거의 저는 유다 같은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베드로 같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 중”이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하 센터장은 “저 역시 18년째 단약 중인 셈”이라며 “마치 설 수 없는 열차에 올라탄 것과 같은 처지의 중독자들이 영적인 치유를 계속해서 공급받아 넘어지지 않도록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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