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관세 공격 속에 유럽연합(EU)과 거리를 좁히고 있지만, 중국의 유럽 포섭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의 유럽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과 유럽연합 통상장관은 다음 달 초 경제·무역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고 미국·유럽연합 관계가 도전받는 사이 중국이 유럽연합에 다가서고 있지만 수용 불가능한 요구 사항에 직면하면서 관계 개선 시도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중국에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실질적 개입 △과잉 생산 자제를 위한 경제모델의 변화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두가지 정태영 모두 중국이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매체는 짚었다. 양쪽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폭탄을 맞고 작은 양보를 하며 거리를 좁혀갔다. 지난달 말 중국은 신장위구르(웨이우얼)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전·현직 유럽의회 의원들에 대한 제재를 풀었다. 관례상 유럽에서 열릴 차례였던 중·유럽연합 정상회담은 중국 쪽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7월 베 신규코픽스 이징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양쪽 사이 화해 무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주는 유럽 시민들의 중국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덴마크 비영리단체 민주주의동맹(AoD)이 공개한 세계 100개 국가 평판 조사에서, 유럽 시민들의 중국 호감도가 미국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주의동맹 창립자이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을 지낸 아네르 현대카드개인사업자 스 포그는 로이터에 “트럼프는 동맹을 약하게 만들었고, 반대 세력에는 힘을 줬다”며 “미국 평판의 하락은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보·경제 등 ‘핵심 이익’을 둘러싼 갈등은 봉합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 유럽연합 수교 50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지구 도 갈등은 드러났다. 지난 14일 열린 기념행사에서 호르헤 톨레도 주중 유럽연합 대사는 “중국이 전쟁을 전쟁으로, 침략자를 침략자로 부르지 않고, 러시아에 외교적·정치적 심지어 물질적 지원을 한 것은 유럽 내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평판을 손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이 발언이 나오기 전인 지난 8일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하 드라마 고 ‘역대 최고 수준의 양국 관계’를 강조하며 경제·군사 등 모든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과잉 생산 구조를 개선하라는 유럽의 요구도 중국 상황에선 수용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전 프랑스 총리는 수교 기념 행사에서 “중국의 왜곡된 정책은 생산 과잉으로 이어진다”며 중국 경제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유럽은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으로 향하지 못한 중국 제품들이 저가로 유럽 시장에 유입될 것을 우려한다. 마이클 페티스 중국 북경대학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유럽연합이 ‘자제’라는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은 자발적인 중국 경제의 대규모 구조조정이고, 그것은 수십 년에 걸쳐서야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전되지 않던 중국과 경제·무역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을 다시 거세게 압박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다음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고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쪽은 경제·무역 의제와 함께 7월 진행될 정상회담 관련 사전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만 해도 중·유럽연합 경제·무역 대화가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미국이 중국이 아닌 유럽을 정조준하며 고율 관세로 위협하자 논의 물꼬가 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6월1일부터 유럽연합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이틀 뒤인 25일 이 조처를 7월9일까지 연기한다고 했다. 미중 관계에 휘둘리는 유럽연합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군사·경제 주체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자문회사 ‘중국지정학’의 프란스 폴 반 데르 푸텐 창립자는 “앞으로 수년간 유럽연합의 주요 전략적 목표는 군사적 자율성의 확보와 경제적 경쟁력의 유지”라며 “두가지가 없다면 유럽연합은 미·중 관계의 부정적인 영향에 매우 취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