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7-0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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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5%.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기록한 득표율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열린 조기 대선에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24%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은 보수 지지층의 더 높은 ‘바닥선’이 생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지지 기반과 양당 대결 구도에 의존한, 오래된 한국 정치의 관성에만 기댔다가 나타난 지지율 ‘천장’으로도 분석된다. 41.15%의 득표율은 기존 보수 주류 권력의 비교적 빠른 재주식종목
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낡은 관성 의존 전략의 한계에 대한 경고로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보수를 대변해온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21대 대통령선거 패배 책임론과 함께 잠시 가라앉았던 기존 주류 세력인 친윤(친윤석열)계와 소장파 친한(친한동훈)계주식배당
사이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친한계는 전면 개편을 통한 ‘새로운 보수 재편’을 요구한다. 영남 기반의 주류 세력은 기존 체제를 유지한 ‘안정적 보수 재건’을 기대한다. 양측 주장의 근거도, 해석이 엇갈리는 41.15%의 득표율이다.
보수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CCI
다. 그들은 왜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줬고, 왜 주지 않았나. 이는 보수의 재편 또는 재건을 둘러싼 보수정당의 역학 구도는 물론이고, 50% 득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게도 중요한 질문이다. 〈시사IN〉은 한국리서치와 공동 기획해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총 바다이야기백경
239개 질문을 했다. 이번 순서에서는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유권자들의 응답을 집중해 살폈다. 조사에서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37%로 가장 많았다. 중도가 31%로 두 번째로 많았고, 진보는 30%, 모름 1%였다.
결집했지만 지지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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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소추, 그리고 파면으로 인해 열렸다. 반헌법적인 비상계엄과 윤석열을 배출한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하리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조기 대선에선 보수 유권자들이?등을 돌렸다. 이번 대선에서도 보수 유권자들의 이탈, 결집 여부가 주목받았다.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고 응답한 유권자들에게 2022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물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고 2025년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준 ‘잔류 국민의힘’ 보수 유권자들은 56%였다. 2022년 윤석열에게 표를 주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후보를 찍거나 투표하지 않는 등 국민의힘을 ‘이탈’한 보수 유권자는 9%였다. 2022년 다른 후보를 뽑거나 투표하지 않는 등 국민의힘을 찍지 않았는데 이번 대선에선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준 ‘유입 국민의힘’ 보수 유권자도 9%였다. 2022년과 2025년 대선 모두 국민의힘 후보를 계속 뽑지 않았다고 밝힌 보수 성향 응답자는 26%였다.
‘이탈 국민의힘’ 응답자(9%)가 적은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새롭게 유입된 비율도 9%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밝힌 이들 중에서 절반 이상은 2022년 윤석열에게 표를 주고 이번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를 뽑으며 잔류했다. 보수 결집 움직임이 있었다는 뜻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더 깊이, 더 많이 물었다. 분석 결과, 보수 응답자들은 단순한 ‘표심’과 결이 다른 답을 내놓았다. 결집 움직임을 보인 이들은 윤석열, 그리고 한국 보수를 대변해온 정당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집은 했지만 지지는 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윤석열의 국정 운영부터 냉정하게 평가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은 윤석열 재임 기간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한 질문에 68%가 ‘못했다’고 답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30%였다. 이번 조기 대선의 원인인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평가에서도 부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계엄이 잘못됐고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보수 성향 유권자가 48%로 가장 많았다. 계엄이 정당했고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22%)의 두 배를 넘는다. ‘계엄 잘못-탄핵 반대’ 응답은 15%, ‘계엄 정당-탄핵 찬성’ 답변은 2%였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정치적 효능감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국민의힘이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잘 대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변한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42%였다. 윤석열 정부의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국정운영 능력 평가에는 ‘미흡’이라는 응답이 42%였다. ‘충분’은 31%, ‘보통’은 22%였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에게 ‘국민의힘과 윤석열의 관계, 비상계엄에 대한 태도’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국민의힘이 이번 조기 대선 과정에서 모호한 모습을 보인 지점들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단절한 것도, 그러지 않은 것도 아닌 태도를 보였고 비상계엄에 대해선 선거 막판이 되어서야 뒤늦게 사과했다.
보수 응답자들은 국민의힘의 모호한 태도에 단호하게 답했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진술에 6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음’은 31%였다. ‘윤석열과 관계를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는 진술에는 61%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는 31%였다. ‘계엄 옹호·부정선거 의혹 주장 세력과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는 진술에도 보수 성향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가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동의하지 않음’은 36%였다(〈그림1 참조〉).
‘다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윤석열계 정치인에게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진술에도 보수 성향 응답자의 52%가 동의했다.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 세력이다’라는 진술에도, 중도(61%)·진보(86%) 성향 응답자보다 낮은 비율이긴 하지만 33%가 동의했다(‘동의하지 않는다’ 62%). ‘국민의힘은 자발적으로 해산해야 한다’는 진술에도 만만치 않은 비율이 동의했다(32%).
대선 기간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가 보인 일부 장면들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의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으로 인해 보수 유권자 43%가 김문수 후보에 대한 생각이 ‘나빠졌다’고 답했다(‘좋아졌다’ 19%).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무산 과정에서 보인 김 후보의 모습도 보수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로 인해 김 후보에 대한 생각이 ‘나빠졌다’가 39%, ‘좋아졌다’가 16%였다.
한동훈도 정답은 아니다
그런데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왜 김문수로 결집했을까? 이들을 뭉치게 만든 정서는 상대 후보와 진영의 ‘비호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이들을 결집시켰다. 김문수 후보를 선택한 보수 성향 응답자들에게 김 후보를 선택한 이유 10가지 문항을 주고 각각의 항목에 대한 평가를 매겨달라고 한 결과, 1위가 ‘이재명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해(88%)’였고, 2위가 ‘이재명 대통령을 심판하기 위해(87%)’였으며 3위가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82%)’였다. ‘김문수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이 뛰어나서(73%)’ ‘김문수 후보에게 호감이 가서(68%)’ 등은 동의한 비율이 그보다 낮았다. ‘국민의힘에 호감이 가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보수층의 비율은 39%로 선택 문항 중 가장 낮았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표심은 김문수 후보나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심판에 기울어 있었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지지의 적극성’ 문항에서도 엿보인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35%만이 김문수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답했다. ‘소극 지지’가 42%, ‘지지 안 함’이 23%였다.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는 진보 성향 응답자들이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는 비율이 54%, ‘소극 지지’ 비율이 38%, ‘지지 안 함’이 9%인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새 길에 들어섰다. 권력 재편 또는 재건을 누구에게 맡기고 지지할지 선택해야 한다. 보수 성향 응답자들에게 향후 보수세력의 리더로 적합한 인물을 꼽아달라고 했다. 압도적 1위는 없다. 한동훈 전 대표 22%, 김문수 후보 16%,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12%,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각각 8% 순이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11%였다.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한동훈 전 대표는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다. 조기 대선 과정에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국민의힘이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최근 친한계 인사들은 기존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를 통한 보수 세대교체를 요구한다. 윤석열과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의 선을 그으라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그런데 보수 응답자들의 ‘감정 온도’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응답자들에게 윤석열, 김문수 후보, 한덕수 전 총리,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준석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느끼는 감정 온도를 0~100도 사이로 표시해달라고 했다. 0도는 매우 차갑고 부정적인 감정, 100도는 매우 뜨겁고 긍정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50도는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감정이다(〈그림2 참조〉).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감정 온도는 평균 35도였다. 윤석열도 35도를 기록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35도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자신이 보수의 새로운 대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보수 유권자들에게 윤석열보다 더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역시 보수 세대교체론을 강조하고 있는 이준석 의원에 대한 감정 온도도 37도로, 큰 차이가 없다. 가장 높은 온도는 김문수 후보였다(54도). 대선 직후 이뤄진 웹조사인 만큼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정서적 유대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점을 고려하더라도 ‘보수의 새로운 대안’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보수 유권자들의 감정 온도가 30도대에 머무른다는 것은, 보수의 발빠른 재편과 재건에 분명 긍정적 신호는 아니다.
오히려 보수 성향 응답자들은 한동훈 전 대표와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판단한다. ‘국민의힘의 이번 대선 패배에는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38%가 이준석 의원에게, 28%가 한동훈 전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윤석열(64%)과 후보 교체 사태를 주도한 국민의힘 지도부였던 권성동 의원(45%)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의석 107석의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은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패장 김문수 후보의 재등판, 차기 주자의 조기 등판, 기존 주류 세력의 권력 수성 등을 놓고 갑론을박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보수의 위기는 ‘누가 이끌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가 문제라는 것을, 이번 웹조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및 내란 세력과의 단절은 물론이고, 상식과 합리에 기반하고 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정통 보수의 미덕을 갖춰주길 유권자들은 바라고 있었다. 이재명 정부가 배제해야 할 집단을 물었을 때, 국민 전체 평균(72%)뿐 아니라 보수 성향 유권자가 1순위로 꼽은 집단이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60%)’이다.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 인물(44%, 전체 평균 61%)’이 그다음이다.
또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물었을 때, ‘보수적 가치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33%)’보다 ‘중도나 진보적 가치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39%)’는 비율이 더 높았다(〈그림3 참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그동안 국민의힘의 태도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동시에, 보수의 다른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김문수 후보의 41.15%는 보수정당이 받은 마지막 ‘영광의 득표율’로 남을 수 있다.
■ 이렇게 조사했다* 조사 일시: 2025년 6월4~5일* 조사 기관: ㈜한국리서치*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25년 5월 기준 전국 97만1676명)* 표집 방법: 지역별·성별·연령별 기준 비례할당 추출* 표본 크기: 2000명* 표본오차: 무작위 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2.2%포인트* 조사 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URL 발송)* 가중치 부여 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5년 4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응답률: 33.6%(총 6782명에게 발송, 5961명 접촉, 2000명 최종 응답)*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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