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자 여권에선 “소가 웃을 일”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주 의원 관련 의혹을 제기해 온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소식을 접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국민이 웃고,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채 상병 특검팀이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통화한 주 의원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내비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당권 도전을 선언한 데 대한 반응이 부동산텔레마케터 다. 강 의원은 “(주 의원은) 당장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할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의 당사자”라며 “그런 자가 당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자숙도 모자라 갈수록 더 설치고 나선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9분께,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 울산신용회복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31초가량 통화를 했다. 이후 30여분 뒤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었던 주 의원이 같은 번호로 전화를 받아 44초간 통화를 했다. 그로부터 다시 10분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같은 번호로 전화가 갔고 2분48초가량 통화가 이뤄졌고, 이 전 장관은 전화 뒤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와 언론브리핑 취소 등을 농협시중은행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안보실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업무상 과실치사의 책임을 묻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격노했고,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특검 조사에서 이 번호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걸려 왔다고 시인한 터라, 주 의원을 대전저축은행적금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의 통화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주 의원은 지난해 7월 한겨레에는 “통화 상대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채 상병 사건과는 무관한 전화라는 입장을 내놨다. 여권 일각에선 주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특검 수사를 염두에 둔 ‘방탄용’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은 상황이다. 당대표에 출마한 박 자녀교육비조회 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800-7070의 번호 주인이 윤석열로 드러났다”며 “통화 상대를 기억 못 한다는 주 의원. 특검이 기소하는 즉시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