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닥친 위험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심 시설인 나탄즈 핵단지를 폭격하고 군사령관과 핵 과학자를 암살한 데 이어 행정부 수반인 이란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즉각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핵 완전 포기’하며 두 손 들고 백기 투항하라는 얘기입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1세대인 하메네이는 현재 이란 모처 지하 깊숙한 벙커에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나탄즈의 지상(地上) 핵 시설은 파괴했지만, 아직 고농축 우라늄 시설1000만원주식투자 이 있는 포르도 핵 시설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포르도 시설은 산악 지대 지하 암반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탄즈 공습 때 사용한 미사일로는 지하 벙커 시설을 파괴할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자산을 사용해 이란 지하 시설을 파괴할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타전됐습니다. 당장 미군 벙커버스터 ‘GBU-57’ 사진이 전 세계 언론의 전면을 장식했습니다. 해당 목적으로 사용될 가장 유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증권사트위터 2025년 6월 14일 공개된 이란 포르도 핵 시설 위성사진. /Maxar Technologies/로이터 연합뉴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로 파고들어가 벙커와 터널 등을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을 연복리 통칭합니다. 대표적인 게 무게 13.4t(톤)의 정밀 유도 폭탄인 GBU-57입니다. 미국이 왜 벙커버스터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스라엘은 GBU-57 수준의 강력 벙커버스터가 없기 때문입니다. GBU-57는 오직 미군만 보유해 운용 중입니다. 미국은 이를 최고 성능의 전략 무기로 분류해 미국 실시간증권정보 이외 국가로의 수출을 막고 있습니다. 전략적 동맹인 이스라엘도 이를 건네받지 못한 것이지요.
지하 200m까지 뚫는 벙커버스터 투하 장면도 공개 - B-2 전략폭격기가 최대 지하 200m의 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는 ‘GBU-57 벙커버스터’를 투하하고 있다. 사진은 미 공군 홍보 영상에 공개된 폭탄 투하 모습.
다만 이스라엘은 2023~2024년 하마스 전쟁 때 벙커버스터 BLU-109를 사용하긴 했는데요. BLU-109는 탄두 중량이 870㎏로 포르도 지하 핵시설까지 뚫고 들어가 파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누군 한국은 벙커버스터가 없다고 단정 짓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도 벙커버스터가 있습니다. B-2 등 폭격기에 장착해 공중 투하하는 GBU나 BLU 같은 관통 폭탄은 아니지만, 한국은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초대형 탄도미사일 ‘현무-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4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등장한 현무-5 탄도미사일. /연합뉴스
한국이 독자 개발한 현무-5은 재래식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전술 핵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자랑합니다. 통상 탄도미사일 탄두는 1t 수준인데 현무는 탄두 무게가 8t에 달합니다. 재래식 무기로는 최강급 파괴력을 지녔고,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적 구조물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북한 지휘부가 은신하는 지하 벙커 및 지하 핵 시설 파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무-5는 비행속도가 마하로 정해진 궤도로 빠르게 날다가 내려꽂히기때문에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GBU-57 보다 파괴력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게다가 정확도도 뛰어나 제1타격 지점과 거의 동일한 지점에 제2타격 현무가 파고들기때문에 더 확실히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무-5의 실제 모습은 지난해 10월 국군의날 기념행사 때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당시 현무-5는 9축 18륜 이동식 발사 차량(TEL) 위에 미사일이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힌 형태였습니다. 발사 차량 길이는 20m 미만으로 추정되는데, 미사일 발사 시 발사 차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발사 후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 론치’ 방식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해당 차량은 운전석이 전면을 바라본 채로 타이어만을 돌려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측면 기동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바퀴 18개가 모두 같은 각도로 기울어 일종의 ‘게걸음’처럼 움직였습니다. 군은 “현무는 북한 전 지역에 대해 초정밀·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국방부가 2022년 10월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공개한 현무-5의 시험 발사 영상. /조선일보DB
8t 탄두의 현무-5는 사거리 300㎞ 수준이고, 탄두 중량을 1t으로 줄이면 사거리는 300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 수도권에서 평양 주석궁이나 영변 또는 강선 핵시설은 300㎞ 이내이고, 강원도에서는 더욱 가깝고, 충청권에서도 북한 주요 표적물까지는 수백㎞ 이내이기 때문에 현무-5의 벙커버스터 효력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무-5같이 대량응징보복을 담당하는 또 다른 무기는 K239 ‘천무(天?)’ 다연장로켓이 있습니다. 다연장로켓은 다수의 미사일을 탑재해 광범위한 지역을 포격하는 무기. 천무는 2011년 국민 공모를 통해 지어진 이름으로, ‘로켓으로 하늘을 뒤덮는다’는 의미입니다.
목표물에 정확히 떨어지고 있는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의 모습. 현무-4, 현무-5도 높은 정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버스터의 생명은 정확한 탄착이다. /조선일보 DB
천무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239㎜ 유도탄, 130㎜ 구룡 로켓, 230㎜ 무유도탄, 600㎜ 전술 미사일 등 다양한 장비와 호환돼 여러 형태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시스템(INS)을 탑재한 고폭유도탄을 탑재하면 표적지 탄착 오차가 15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 타격이 가능합니다. 또 분산유도탄을 사용하면 내부에 탑재된 자탄 300개가 넓게 퍼지면서 축구장 3배 면적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국군에는 이러한 무기가 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의 실사격 훈련 모습. / 국방홍보원 유튜브 캡처
트럼프가 과연 벙커버스터를 사용하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참전’할지 주목됩니다. 더불어, 1980~1988년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전투기 조종사를 파병하며 혈맹을 맺은 북한이 지금 이란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 외설은 여기까지입니다. 한국판 벙커버스터 현무-5에 대한 본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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