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이 전 세계 교역국들에 부과하겠다고 선포한 관세를 깎거나 없앨 이재명 정부의 복안이 공개됐다. 한미 양국에 모두 혜택이 되는 ‘제조업 르네상스(부흥) 파트너십’ 추진이다. 자동차와 철강 대상 관세의 감면도 이 청사진으로 이끌어 낸다는 게 정부 전략이다.
한국 우위 제조업이 협상 지렛대 새 정부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차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이황금성릴 번 협상은 관세 협상이기도 하지만 향후 한미 간 전략적 협력 틀을 새로 구축할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적극적으로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EV), 배터리, 조선, 군수, 원자력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한미가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할릴게임매장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해당 파트너십 구상을 협상에 활용해 미국의 관세 조치로 초래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현재 미국이 가장 시급한 게 제조업 재건인데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가장 비교우위증권사HTS 를 가질 수 있는 부문이 제조업”이라며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품목 관세를 부과한 자동차와 철강은 우리 기업이 미국에 많이 투자한 분야인 만큼 일관된 하나의 프레임워크(틀)로 묶는다면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칙상 미국이 모든 교역국에 차별 없이 부과하는 품목 관세오션파라다이스 릴게임 를 대상으로 예외를 관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위관계자는 “자동차와 철강이 한국의 주력 산업이고 우리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굉장히 많이 함으로써 미국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최대한 없애는 게 한국 새 정부에 중요하다고 (미국 측에) 여러 번 강조했다”며 “굉장히 어려운 이슈이지만 마지막까지 계속 주장하면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릴게임 정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다가올 (반도체 등 품목 대상) 관세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의 인정되면 유예, 아니면 불이익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2일 미국에 입국한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뿐 아니라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 미 조선업 강화를 위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공동 발의한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공화·인디애나) 등 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관세를 포함한 한미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이 각별히 신경 써 미국 측에 알린 것은 협상에 신의 있고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선의다. 그는 “지금부터 우리가 협상을 가속할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며 “그간 국내 상황 때문에 한미 간 협상이 지체됐지만 지금부터는 실용주의적,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상호 호혜적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미 측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부과 계획을 공개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현재 7월 8일까지 적용이 유예된 상태다. 미국과 대상국 간의 양자 협상을 위해서다. 그러나 영국 말고는 아직 미국과 제대로 합의에 이른 나라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유예 기간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시 설정된 시한은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이다. 하지만 한국이 유예 대상에 포함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불확실성이 많아 확신을 갖고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미국과 선의로 협상을 했다고 인정되는 국가에는 좀 더 유예하며 협상을 진행하자고 하고, 선의가 별로 없고 미국이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국가에는 (높은 관세 등) 페널티가 주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에 임박해 내릴 것으로 안다. 한국도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긴박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타결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위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경제나 정치 상황이 관세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이익이 겹치는 부분을 빨리 찾아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는 게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한 미국 여 본부장이 방미 중이던 24~26일 워싱턴에서는 제3차 한미 통상 기술 협의가 진행됐다.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더불어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 정밀 지도 반출 불허 등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한국 측에 조목조목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25% 상호관세부터 이미 적용 중인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 향후 부과가 예상되는 반도체 등 품목 관세까지 모든 관세를 철폐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