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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은 한국 인디음악계에서 중요한 해다. 인디음악의 산실인 라이브 클럽 ‘드럭’과 ‘롤링홀’이 처음 깃발을 올렸다. 드럭과 롤링홀은 앞서 문을 연 서울 이화여대 인근의 클럽 ‘빵’과 함께 인디 클럽 3총사의 역할을 하며 한국 인디음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아쉽게도 2020년 경영난으로 드럭이 문을 닫은 뒤 원조격인 클럽은 이제 롤링홀과 빵 두 곳이 남아있다. 빵은 여전히 언더그라운드의 향취를 지니고 있지만, 롤링홀은 2004년 서교동으로 확장 이전한 뒤 1년에 100회 이상 기획 공연을 치를 정도로 라이브 문화 야간수당계산법 의 중심에 우뚝 섰다. 30년 동안 클럽을 이끌어 온 데에는 설립자이자 현 대표인 김천성의 뚝심이 큰 몫을 했다. 지난 7일 롤링홀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30년 소회를 들어봤다.
“30년을 운영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주변에서 관심 갖고 축하해주니 요즘 들어 ‘오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 대표는 롤링홀 3 공무원 신용대출 0주년의 소감을 덤덤하게 말했다. 그가 라이브 클럽을 열게 된 건 우연한 기회였다. 그의 친형은 당시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형을 통해 술도 마시면서 공연을 보는 라이브 클럽을 접하게 됐다. 공연장이기보다는 바에 가까운 곳이었지만 “이런 곳이 있구나”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20대 초반에 의류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생활을 일 천만원 대출이자 찍 시작했어요. 형 덕분에 밴드음악의 매력에 눈을 떴습니다. 형 따라 공연장을 다니면서 라이브 공연을 보는데 그 자체가 너무 멋있었어요.”
엑스재팬, 라우드니스 등 일본 록밴드에 심취했던 김 대표는 “곧 우리나라에서 밴드 붐이 온다”는 확신을 했다. 그렇게 문을 연 곳이 롤링홀의 전신인 신촌 ‘롤링스톤즈’였다. 이 뒤 프리버드, 스팽글, 금리 높은 적금 재머스 등 클럽이 우후죽순 생기며 인디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3월 롤링홀에서 열렸던 크라잉넛 단독 콘서트 포스터.
2004년 현 위치로 확장 이전 뒤에는 기획 공연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문 공연장 못지 않 아파트 매매시 세금 은 음향시설과 무대를 마련해 밴드들의 환호를 받았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클럽 중에 기획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롤링홀이 유일합니다. 거기에 대한 자부심은 있어요.”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밴드 가운데 롤링홀을 거치지 않은 경우는 없다. 얼마 전 새 앨범을 낸 와이비(YB)부터, 체리필터,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은 1년에 한번씩은 꼭 롤링홀 무대에 선다. 김 대표는 “그 밴드들은 체육관 등 큰 곳에서 공연하는 게 맞다. 하지만 고향을 찾는 심정이라며 투어의 마무리 공연을 롤링홀에서 한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밴드 최초로 고척돔 공연을 펼친 데이식스도 롤링홀에서 꿈을 키웠다. “데이식스가 1년 정도 공연을 했어요. 잘될 줄 알았죠. 음악에 대한 진심이 보였고, 공연을 한번 하고 나면 다음 번 공연에 기량이 확 늘어있는 거예요.” 데이식스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BTS) 알엠(RM)도 2022년 이곳에서 ‘알엠 라이브 인 서울’ 공연을 열었다. 알엠이 인디 힙합 크루로 활동했던 시절 롤링홀이 꿈의 무대였다고 한다.
기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느닷없이 닥친 코로나 팬데믹은 ‘이젠 접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 대표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당시에는 내가 할 수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금융기관을 전전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버텼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 할 만큼 했구나’라고 포기할 뻔했어요.”
하지만 롤링홀을 지키자는 밴드들이 ‘세이브 아워 스테이지’ 운동을 펼치며 온라인 공연 등으로 지원사격했다. 김 대표는 “밴드들이 이곳을 지키자고 나서는 걸 보고 ‘내가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 못 두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1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폐업 위기에 놓였던 롤링홀을 지키기 위해 밴드들이 참여했던 온라인 공연 포스터
오히려 코로나를 거치면서 김대표는 “내가 뮤지션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목표가 뚜렷해졌다”고 했다. 신인 발굴 및 공연 지원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다. 지금도 유튜브 검색이나 오디션을 통해 새 얼굴을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떻게 보면 케이(K)팝의 뿌리가 롤링홀 같은 라이브 클럽이라고 볼 수있다. 순수예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정부에서도 라이브클럽 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홍대 앞 분위기와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는 건 사실이에요. 당시엔 공동체 문화였고 지금은 개인 문화가 강하지요. 현재의 분위기에 맞춰 롤링홀이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면서, 선후배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눈여겨본 샛별이 있는지 물었다. “스킵잭과 극동아시아타이거즈요. 앞으로 두 팀을 주목해보세요. 한국의 록스타로 떠오를 겁니다.” 김 대표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